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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의 중요성과 새로운 이해: 이봉주 선수의 사례를 통해

생활 발자국 2024. 9. 21. 15:24

재활에 대한 더 깊고 새로운 이해

2024년 4월 21일, 제29회 삼척 황영조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한 선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입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2000년 도쿄 마라톤 대회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의 한국 남자 마라톤 신기록 보유자인 이봉주 선수가 이날 단 150m만을 뛰었습니다. 이 짧은 거리가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준 이유는 이봉주 선수의 재활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봉주 선수는 2020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다 ‘근육 긴장 이상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질환은 신경학적 이상으로 인해 근육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굳어지고 몸이 뒤틀리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는 이 병으로 목이 90도 가까이 꺾이고, 등과 허리가 굽게 되었습니다. 그의 상태가 언론에 공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고, 이봉주 선수가 다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4년간의 재활 과정을 통해 다시 달리기에 도전했습니다.

재활의 중요성과 오해

재활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과정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크고 작은 신체 이상을 경험할 때, 그 상태에서 다시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재활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재활의 개념을 오해하고 있습니다. 흔히 재활을 ‘재활용’이라는 단어와 연관 짓고, 우리 몸을 물건처럼 단순히 다시 쓰는 것(reuse)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재활은 단순한 재사용이 아니라, 우리 몸이 최적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rehabilitation)입니다.

 

세계 보건 기구(WHO)는 재활을 건강 문제가 있는 개인의 기능을 최적화하고 장애나 통증, 불편감을 줄이기 위한 일련의 중재로 정의합니다. 재활 치료에는 물리 치료, 운동 치료, 도수 치료, 작업 치료, 언어 치료 등이 포함됩니다. 중요한 것은 재활 치료가 단순한 치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점입니다. 약물 치료와 달리 재활 치료는 몸의 기능을 근본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며, 환자의 끈기와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재활 치료의 새로운 이해

재활 치료는 단순한 운동 처방이나 요법에 그치지 않습니다. 현대 재활치료학은 심리학, 신경 과학과도 깊은 연관을 맺고 있으며, 몸과 마음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다양한 실험을 통해 검증합니다. 예를 들어, 몸의 각 부위가 어떤 신경 작용을 통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지, 또는 신체적 회복이 심리적 요인에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연구합니다.

 

재활 치료는 환자와 치료사 간의 신뢰와 소통이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사들은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의지를 끌어내고, 치료에 대한 동기 부여를 돕습니다. 이봉주 선수의 사례에서 보듯, 재활은 단순히 몸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다시금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과정입니다.

재활과 최신 연구 이야기

이제부터 저는 재활과 관련된 최신 연구와 그 의미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다음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물리 치료(Physical therapy), 신체 표현(Body representation), 고진감래(No pain, No gain),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Rome wasn’t built in a day), 쉽게 얻어진 것은 쉽게 사라진다(Easy come easy go), 숲을 보라(Look at the forest), 증거 기반(Evidence-based), 내 몸은 내가 돌본다(Take care).

 

이 연재가 재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고통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봉주 선수처럼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합니다.

 

김진민 박사 소개: 필자는 영국 버밍엄 대학교(University of Birmingham)에서 재활 시 움직임의 신경학적 관계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은 재활 과학 박사입니다. 전문 물리치료사로서 수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재활, 생체 역학, 뇌 과학, 신경 과학, 심리학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버밍엄 대학교에서 박사 후 과정(post-doc)을 이수하며 연구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